살아 숨 쉬는 담장 아이디어- 돌담

J. Kuhn J. Kuhn
은재네 돌담집, 201 건축사사무소 201 건축사사무소 Casas de estilo rural
Loading admin actions …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돌,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을 통틀어 담장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방범이나 사생활 보호를 목적으로 높은 담을 치고 대문을 닫아걸기도 했다. 하지만 조망권과 일조권이 중시되고 담 높이보다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방범을 기하는 오늘날에는, 그 높이를 낮추고 미적인 요소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듬어지지 않은 돌을 이리저리 각을 맞춰 차곡차곡 쌓아 올린 돌담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미와 한국 특유의 정서인 '정' 을 담고 있다. 쌓아 올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틈새가 있기 마련이고 높이는 성인이 몸을 뻗어 쉽게 안을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 낮다. 틈새로는 공기와 빗물이 자연스럽게 흐르기 때문에 작은 동식물이 공존하고, 낮은 담 너머로는 무거운 경계심이 사라지며 이웃 간에 마음이 흐른다. 

전원생활을 꿈꾼다면 스스로를 가두는 높은 담장 대신 자연과 마음이 소통하는 돌담을 쌓아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은 살아 숨 쉬는 담장. 돌담의 매력을 소개한다.

현무암 돌담

homify Jardines de estilo asiático

현무암은 탈취와 항균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친환경 자재로 인기가 높다. 표면에 뚫려있는 구멍들과 와일드한 질감 때문에 시각적으로도 유니크한 돌담 소재이다. 일반 돌처럼 풍화 과정에서 생긴 곡선표면이 아니라 각이 지고 거칠며 색이 어두워서 시크한 느낌을 표현하기에 유용하다. 

성산읍 시흥리에 건축한 이 별장은 지역 특색을 살려 현무암으로 담을 쌓았다. 강한 제주도 바람을 막아주되, 시야나 햇살은 확보하기 위해 낮은 높이에 화단을 중심으로 정원수를 감싸는 모습이다. 제주도 특유의 멋과 자연미를 잘 보여주는 돌담의 모습을 감상해 보자.

자연과 일치된 돌담

길가의 들풀과 꽃이 스며들어 함께 켜켜이 쌓여 올라가는 돌담의 모습이 아름답다. 

자연스럽게 풍화되어 제각각의 모양을 가진 돌들을 서로 맞물려 쌓아 올리고 주변의 자연미와 일체화시켰다. 금당실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예천군의 작은 마을은 우리나라의 십승지 중 한 곳으로, 600년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조선 시대 고가옥과 미로로연결된 돌담길을 간직한 전통마을이다. 이곳에서 집과 집 사이로 이어지는 돌담들은 현대와 과거, 전통과 변화,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 같은 존재이다. 건축사 사무소 201 ARCHITECTS 에서 건축, 설계한 이 주택은, 거리감 없는 아담한 돌담을 통해 전통 있는 가옥들속에서도 이질감 없이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

조화의 다리

돌담은 여타의 담이나 울타리와는 달리, 무엇인가를 가로막거나 보호하는 개념이 아니라 두 공간을 융합시키는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201 ARCHITECTS에서 설계한 이 주택은 자연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는 장이 되고자 가리거나 막기 보다는 공동공간을 마련하고 시야를 터놓아 모든 공간을 이어주는 돌담을 쌓았다.

생활 공간과 마을 사람을 위한 공동 공간 사이에 서 있는 이 나즈막한 돌담은, 두 공간을 분리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경계를 그리고 소통시키고 있다. 돌담 사이에 직사각형의 벽돌담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직각으로 설치해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것은 물론, 양 공간에 같은 소재를 분할 접목시켜 모두를 아우르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도록 했다.

주택과의 조화

외부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담은 주택과의 조화가 중요하다. 주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이미지이며, 건물의 외관과 직접 매치되는 요소인 만큼, 그 높이와 흐름, 색의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우드로 외관을 설계한 이 주택은 밝은 갈색톤의 돌을 사용해 건물매스 배치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싸 안는 형태로 담을 쌓았다. 주택의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좁거나 넓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 아늑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길가에 있는 주택이기 때문에 너무 낮은 높이로 쌓아 덩그러니 서 있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하되, 너무 높아 주변의 자연 풍경을 가로막지 않도록 중도를 맞춘 돌담이다.

한옥의 담장

돌담은 우리의 전통 가옥인 한옥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돌을 차곡차곡 쌓아올리기도 하고 흙과 함께 빚어 좀 더 견고하게 제작하기도 하며, 돌의 형태와 색을 이용해 문양을 넣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발달하였다. 시멘트와 벽돌에 밀려 사라져 가던 돌담은 2006년 전통문화로 승격되어 문화재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소박하고 자연 친화적인 주택 외관은 물론 문화재적인 가치도 담겨 있는 한옥의 돌담을 감상해 보자. 

아랫부분은 큰 바윗돌을 맞춰서 쌓고 윗부분은 반죽한 흙에 동글동글하게 다듬어진 돌을 박아넣은 전통 담장이다. 가장 위에는 기와까지 얹어 화려함을 더하고 한옥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며 조화를 이룬다. 다른 인위적인 요소 없이 흙과 돌만으로 세 가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돌담이 인상적이다.

한옥의 전통미를 더 살펴보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하자.

¿Necesitas ayuda con tu proyecto?
¡Contáctanos!

Destacados de nuestra revis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