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비온 월: 자연 친화적인 벽

Boram Yang Boram Yang
minimalist by studiostudio architettiurbanisti, Minim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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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비온(Gabion)이란 철사를 엮어 만든 망을 의미하며, 이 망 안쪽으로 석재를 채워넣어 벽을 만든다. 주로 낙석 방지, 산사태 방지를 위한 옹벽, 제방 시설물 혹은 주택 토목공사 등에 게비온 옹벽을 사용하지만, 고유의 독특한 외관때문에 담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조약돌이나 깬 돌을 사용하므로 친환경적이고,  내구성과 배수성이 뛰어나다. 계절이나 기후에 따른 시공상의 제약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이처럼 게비온은 야외 공간에 사용되어 왔지만, 몇몇 사례를 통해서 게비온이 아웃도어뿐 아니라 인테리어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모던 스타일이나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에 적격이다. 담장에서부터 인테리어까지. 게비온 월의 다양한 연출 사례를 소개한다. 

게비온 담장

독일의 건축가 ARCHITEKTURBÜRO J. + J. VIETHEN의 프로젝트는 게비온 월과 조경의 재미있는 조합을 보여준다. 이 건물은 가족용 주택으로 담장의 일부에는 게비온을 세우고, 다른 일부에는 게비온 높이의 식물을 배치하여 일종의 식물 담장을 만들었다. 게비온 석재의 회색톤과 식물의 그린톤이 주는 대비가 재미있다. 또한, 게비온에서 느껴지는 견고함과 식물의 유연성에서 오는 질감의 대비도 인상적이다. 모던한 건축물의 디자인과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린다.

게비온 담장

콘크리트 벽과 함께 조합한 게비온 월이다. 6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공간이 남북 방향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데, 사진의 담장은 산업 지구와 새롭게 들어선 거주 지역을 구분하기 위한 목적으로 남쪽에 시공되었다. 상당히 높이가 있는 담장으로 차지하는 면적이 많은데, 2가지 다른 소재를 사용하여 단조로움을 피했다. 두 레이어가 사선으로 만나는 것이 감각적이다. 이탈리아의 건축가 STUDIOSTUDIO ARCHITETTIURBANISTI의 프로젝트이다. 

게비온 담장

사진의 게비온은 일반적인 목재 담장에 결합되어 일종의 패턴을 만들어 낸다. 게비온 내부에 깬 돌을 사용하여 모난 부분이 그대로 보이고, 크기가 제각각이라 질감이 거칠게 느껴지는데, 가로 스트라이프 패턴의 목재 담장과 함게 배치되어 정돈된 느낌이 든다. 목재 담장에 돌의 색과 유사한 회색을 사용하여 소재는 다르지만 하나의 면으로 일체감 있게 보인다. 오른쪽 건물 구조에 맞추어 담장의 층이 낮아지는 모습에서 리듬감이 느껴진다. 

게비온 파사드

사진은 폴란드의 건축가 KROPKA STUDIO의 프로젝트로 신선한 발상이 돋보인다. 건물의 파사드 전체에 게비온을 사용했다. 시원한 회색톤으로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형태가 모던해보이면서도, 소재에서 오는 자연적인 느낌 덕분에 환경에 잘 어우러진다. 울타리와 창 구조물 등에는 나무 소재를 사용하여 다채로워 보인다.  

게비온 정원 구조물

게비온을 담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조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사진은 영국에 위치한 Tipi garden으로 게비온으로 만든 작은 폭포가 특징이다. 얼기설기 만든 투박한 철망 구조와 돌의 질감이 러스틱한 느낌을 준다. 게비온 내부의 석재와는 달리, 물이 떨어지는 바닥의 자갈들은 둥글고 깔끔한 형태와 예쁜 색감을 갖고 있어 대비가 된다. 사진만으로도 물이 떨어지는 시원한 소리가 들리는 듯한 인상적인 구조물이다.

게비온과 가구와의 결합

게비온 월은 독특한 외관도 특징이긴 하지만 주로 기능성을 이유로 사용되는데, 용도에 따라서 완전히 장식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사진은 게비온 월의 미적인 요소에 주목한 연출을 보여준다. 

테라스에 있는 의자 겸용 선반으로 선반의 일부를 게비온으로 장식했다. 넓지 않은 면적에 사용하여 오히려 더 눈길을 끈다. 짙은 색감의 나무 소재와 매치되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함께 배치한 식물 화분들과도 잘 어울린다. 

게비온 월 응용 연출

게비온에 꼭 석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고정관념일 수 있다. 내구성이나 기능성보다 스타일링의 중요성이 큰 공간이라면 색다른 충전물로 신선하게 연출해보자.

사진의 개비온은 일반적인 돌이 아닌 조개 껍질들로 속을 채웠다. 선이 얇고 격자가 작은 철망을 사용하여 조개의 디테일한 패턴이 잘 보이며, 섬세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밝고 화사한 핑크톤의 색감으로 얼핏 꽃잎들이 쌓여있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국의 조경 업체 EARTH DESIGNS의 프로젝트 일부이다. 

게비온 월 인테리어

게비온을 활용하여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완성한 인테리어이다. 한국의 디자이너 유이디자인의 프로젝트로 치과를 카페처럼 감각적으로 연출했다. 치과를 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두려움의 장소인 치과를 환자의 정서적인 면과 스텝들을 위한 편의성을 고려하여 디자인 하였다. 공간 중심에 위치한 게비온 월은 진료 공간을 구분해주는 파티션 역할을 한다. 모나지 않은 둥근 형태의 돌을 사용하여 깔끔한 느낌을 주며,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밝은 색의 돌을 배치하여 안정감있게 연출했다. 벽면은 중간톤으로 질감을 자연스럽게 살려 편안한 느낌을 준다.

게비온 월 인테리어

지금까지의 게비온 사례에서는 석재의 종류를 바꾸는 정도로만 컬러 변화를 주었는데, 여기 적극적으로 컬러를 활용한 예시가 있다. 

철망을 과감한 레드 컬러로 칠하고, 내부의 석재는 화이트를 사용하여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게비온 내부를 천장까지 채우지 않고 하단부만 채워 반대편의 공간이 보인다. 전반적으로 블랙 & 화이트의 심플한 컬러 연출을 한 반면, 게비온 월에 원색을 사용하여 공간의 포인트가 된다.

게비온 월 외에도 다양한 담장 디자인이 궁금하다면 이곳을 클릭하자.

게비온 월 인테리어

다이닝 공간의 단에서부터 2층에 이르는 벽면 전체에 게비온을 적용하여 지배적인 느낌으로 연출했다. 노란 색감의 석재들을 사용하여 따뜻한 분위기를 만든 것이 인상적이다. 딱 떨어지는 검은색 프레임이 균등하게 분할되어 있어 기하학 패턴을 보는 것처럼 정돈된 느낌을 준다. 모던 스타일의 인테리어에 잘 어울린다. 또한, 계단에 검은색 철제와 나무 마감재를 사용하여 게비온 월과 유사하게 색을 배합하였다. 그래서 공간에 다양한 질감이 혼재하지만, 일체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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