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를 지켜온 나무와 기억을 쌓아가는 집

Juhwan Moon Juhwan Moon
구산동 근린생활시설+주택, GongGam Urban Architecture & Construction GongGam Urban Architecture & Construction Casas de estilo escandina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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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새로 지은 건물은 땅이 가진 기억과 그 흔적을 지워버린다. 오래된 집을 부수고, 커다란 바위는 들어내며, 거목은 베어낸다. 이른바 오늘날 한국의 일반적인 집짓기 방식이다. 많은 이들이 질보다 양을 따지고, 여유보다 조급함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요즘 들어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고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찾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오늘 기사에서 소개하는 집은 묵묵히 한 자리를 지켜온 나무와 기억을 함께 쌓아가는 집이다. 공감도시건축사사무소(Gonggam Urban Architecture & Construction)에서 설계하고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지은 오늘의 집은 1층에 제1종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하고, 2층에는 단독주택을 마련했다. 807.00㎡(약 244.1평) 면적의 땅 위에 두 층을 모두 합친 전체 면적 357.12㎡(약 108.0평) 규모로 계획한 집을 찾아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어보자.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 외관

실내를 둘러보기 전에 건물 외관을 확인하자. 건물의 외관은 서로 다른 재료로 마감해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1층 마당에는 나무로 데크를 깔아 테라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2층은 1층보다 면적을 줄여 외부공간을 테라스로 활용한다. 단순한 디자인의 철제 난간으로 2층 테라스를 둘러싼 덕에 건물 본연의 깔끔한 모습을 지킬 수 있다.

오늘의 집은 계획관리지역 내에 제1종 근린생활시설과 단독주택을 겸해 지은 2층 주택이다. 우선 제1종 근린생활시설은 건축법적인 개념이다. 쉽게 주택가에 있어 주민의 생활 편의를 도울 수 있는 시설을 일컫는데, 작은 소매점, 의원, 마을회관, 지역 아동센터 등이 그 범주에 든다.

다양한 마감재의 상세 사진

건물의 다양한 마감재를 한 장에 담은 사진이다. 콘크리트, 나무, 금속 등의 재료가 한데 모이자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자칫 어수선하게 느껴질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적절한 분할과 비례가 경쾌하고 리듬감 있는 외관을 만든다. 송판 노출 콘크리트 타일과 원목 사이딩으로 마감한 1층에는 접이식 문으로 개구부를 내고, 2층 일부는 나무와 강판으로 외벽을 마무리했다.

땅을 지켜온 나무와 함께 만드는 기억

오늘의 집에서 가장 섬세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나무를 베어내는 대신, 늘 그렇게 그 자리에 있도록 놓았다. 이러한 점에서 건축가는 건물을 설계하는 단계에서 기존의 땅이 가진 흔적과 기억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안으로 들어간 건물 형태는 작은 외부공간을 만들고, 위로 뻗은 나무 아래는 쉼터가 된다.

땅의 기억을 존중하는 디자인

건물 기초는 송판 노출 콘크리트 타일을 붙이고, 나무를 자연스럽게 감싸는 1층 외벽은 목재로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외벽 마감에 쓰이는 사이딩은 가로 형태로 붙이는 경우가 많으나, 오늘의 집은 세로로 붙여 수직감을 강조하고 개구부 안쪽까지 깔끔하게 시공한 모습이다. 그리고 나무에 상처를 입히지 않기 위해 난간을 나무 옆에서 끊은 모습에서 꼼꼼함을 엿볼 수 있다.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1층

근린생활시설인 1층은 많은 사람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넓게 계획했다. 에어컨과 같은 설비와 조명을 설치한 천장 일부분은 그대로 드러낸 뒤 검은색으로 마감한 모습이다. 조명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트랙 조명을 설치해 활용도를 높였다.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붙박이 형식으로 건물 일부가 된 수납장

1층의 수납장은 건물 전체 디자인과 어울리도록 붙박이 형식으로 짜 맞춰 넣었다. 하얀색 벽과 천장이 붙박이 수납장과 어울리며 무척 깔끔한 인상을 남긴다. 그리고 커다란 문도 은은한 색감의 나무를 사용해 환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와 더불어 작은 부분인 걸레받이도 나무 재료를 활용해 만들었다.

집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현관

이번에는 2층의 주거공간을 찾아갈 차례다. 집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인 현관이다. 현관에는 미닫이 중문을 설치해 가족의 생활공간과 구분하고, 하얀 신발장을 배치했다. 크고 넉넉한 신발장은 신발 외에도 외출에 필요한 다양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다.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복도

현관의 중문을 열고 들어오면 각각의 방과 거실로 통하는 복도를 만난다.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하얀색 벽과 호흡을 맞춘 헤링본 패턴의 마루다. 마루의 색과 질감이 공간에 안정감을 부여하며 거실로 사람을 이끈다. 또한, 천장에는 복도 방향을 따라 조명을 설치한 모습이다. 현대적인 분위기와 자연스러운 감성을 살린 복도다. 그럼 복도는 어떻게 꾸밀 수 있을까? 여기 현관, 복도 그리고 계단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다.

넓고 쾌적한 거실 디자인

거실은 가족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복도부터 이어지는 헤링본 패턴 마루로 바닥을 꾸미고, 벽과 천장은 하얀색으로 마무리했다. 거실의 소파는 ㄱ자 형태를 선택했는데, 거실 가운데에 넓은 공간을 만들 수 있어 좋다. 소파 색상도 바닥과 맞춘 모습이다. 그리고 미닫이문과 접이식 문을 두 벽에 내어 바깥 테라스와 거실을 연계시켜 활용할 수 있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주방

주방은 현대적인 분위기를 강조해 구성했다. 하얀색으로 꾸민 조리대와 선반이 청결하고 위생적인 주방을 돋보이게 하고, 바 형태 식탁은 ㄴ자 조리대의 한쪽 끝에 붙여 요리하는 사람을 마주 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조리대 위아래의 선반 모두 하얀색으로 꾸미고 수납공간을 최대한 늘렸다. 

하늘을 담은 테라스

끝으로 살펴볼 공간은 거실 옆의 접이식 문을 열면 나오는 테라스다. 1층의 옥상 공간에 나무 데크를 깔아 테라스로 활용한다. 벽을 구성한 테라스 역시 강판과 원목 사이딩으로 꾸몄다. 금속과 나무가 만드는 독특한 감각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그리고 위에는 천창을 낸 지붕을 얹어 비나 눈을 피하며 외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테라스가 돋보이는 전원주택이 궁금하다면 여기 기사에서 더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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