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된 단독주택의 변신

리모델링 전 집의 모습이다. 낮은 색조와 답답한 분위기가 주위를 산만하게 만든다. 주방과 거실 사이 낡은 문지방이 두 공간 사이 단절감을 형성한다. 더욱이 반투명 유리의 거실 창으로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못한 탓에 실내 전체가 어둡다. 내부는 전형적인 90년대 초반 단독주택의 벽지와 목재 마감이 사용되었지만, 재료가 지나치게 획일적인 탓에 여유를 느낄 수 없다. 또한, 빛을 반사하는 유광 페인트나 원목 무늬 장판은 나무 본연의 감성이 전달되지 않을뿐더러 조악한 인테리어 요소가 된다.

변신한 뒤 모습이다. 거실 창은 개방적인 투명 유리로 교체하고 단열성능을 높였다. 햇빛이 자연스럽게 내부로 들어오고, 문을 열면 쉽게 환기가 된다. 하얀 벽지와 검정 테이블은 실내 분위기에 깔끔함을 더한다. 방과 거실 사이 벽에는 작은 창을 내, 방 안으로 빛이 들 수 있게 했다. 작은 나무 선반을 벽에 붙여 넓은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 얇은 철제 현관문 대신 방풍실을 만들고, 자투리 공간에는 신발장을 마련했다. 

입주자가 요구한 것은 가족의 마당을 갖는 것이었다. 나무 데크를 깔아 공간을 확장한 뒤, 그 높이를 현관과 맞춰 쉽게 안팎을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낮은 마당이 집과 동떨어진 느낌이었던 반면 높아진 기단으로 생활영역이 연장되었다. 불편함을 줄이고 사용자의 생활에 맞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검은색으로 칠한 외부 마감 벽돌은 전통적인 효과를 내고, 틈틈이 나무로 포인트를 줘 노천 카페 분위기를 연출했다. 밤에는 조명이 마당을 아늑하게 밝힌다. 

주방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이다. 집의 다이닝 룸은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천장을 높이고 밝은 조명을 달았다. 벽에 건 그림이 휑한 느낌을 줄여준다. 거실과 다른 색조의 다이닝 룸이 산뜻한 분위기를 낸다. 원목 테이블은 밝은 색채에 어울리는 매력 포인트다. 문지방을 없앤 덕에 거실과 다이닝 룸의 연속성이 느껴진다. 사소하지만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모던한 분위기로 다이닝 룸을 꾸미고 싶다면 여기를 참고해 보자.

욕실 슬리퍼를 신고 들어가던 예전 주방을 보면 사용자가 그간 얼마나 불편했을지 알 수 있다. 주방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최적의 조리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팬 대신 환풍기만 설치되어 있었던 탓에 적절한 환기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찬장은 무척 위태로워 보인다. 바닥은 조리 시 떨어지는 기름이나 물기로 미끄러울 수 있고 안전상의 문제가 된다. 벽면의 타일이나 원목무늬 바닥도 전체의 조화를 깨는 요소다.

주방 인테리어에서 찬장의 위아래 색을 다르게 선택해 깔끔한 느낌을 더했다. 벽돌 느낌의 타일도 모던 주방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다. 기능성을 위해 제대로 된 환기 팬을 가스레인지 바로 위에 설치했다. 그 아랫부분을 비워놓아 미니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를 넣을 수 있게 만들었다. 답답하게 막혀있던 창을 다시 내어 환기에 유용하도록 했다. 이전보다 늘어난 수납공간에 식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방에는 거실 방향으로 작은 창을 내고, 그 아래의 벽은 책장으로 이용할 수 있게 바꿨다. 공간을 아끼는 매립형 조명을 사용해 은은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집의 구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벽을 과감하게 선반으로 활용했다. 마당을 향해 낸 창으로 들어온 자연광이 하얀 벽지와 함께 밝은 분위기를 살린다.

침실 디자인은 깔끔한 흰색으로 통일했다. 수면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존 창문 자리에는 유리창 대신 불투명 미닫이창을 달았다. 덕분에 소음과 외부의 불빛이 수면을 방해하지 않고, 평상시에는 열어서 환기할 수 있다. 침대와 작은 가구들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려해 원목과 흰색이 두드러지도록 꾸몄다. 여러 침실 아이디어가 궁금하다면 다른 아이디어 북을 살펴보도록 하자.

많은 사람이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대부분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힌다. 하지만 도시형 단독주택은 도시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있으면서도 전원주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지친 도시인에게 작은 쉼표 같은 아름다운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