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하고 정갈한 건축으로 다시 살펴보는 우계 성호의 삶. 우계 기념관

Jihyun Hwang Jihyun Hwang
Woogae Memorial 우계기념관, ADMOBE Architect ADMOBE Architect 상업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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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년도 안 돼 말과 글을 깨우쳤으며 아홉 번 장원급제했던 천재유학자이자 10만 양병설과 이기이원론, 주기론 등을 주장한 조선 시대대표 천재 학자가 있다. 지금도 오천원권 지폐를 보면 볼 수 있는 위인, 율곡 이이다. 바로 그런 율곡 이이가 “만약 견해의 도달한 바를 말한다면 내가 약간 낫다고 할 것이나, 지조를 삼가고 지키며 실천함에서는 내가 미칠 수 없다.”라고 칭송한 그의 막역했던 친구이자 학자였던 사람이 있다. 

우계 성혼이다. 

상대적으로 율곡 이이에 비해 잘 알려지진 않았으나 이는 이이가 정치적으로 더 유연한 사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지 결코 학문의 깊이가 아주 낮기 때문이어서가 아니었다. 우계 성혼의 인생과 사상에 대해서는 2005년도에 이르러서야 연구가 시작됐다. 그리고 2011년에는 묘역이 있는 파주에 우계 기념관이 들어섰다. 유교적인 세계관에 입각한 조선 선비의 인생을 재조명하는 공간인 만큼 건축물 자체도 무척이나 단아하고 정갈해 인상적이다. 

국내 AD MOBE ARCHITECTUR 에서 설계한 우계 기념관을 소개한다.

모티브

조선 시대의 사람을 지금 시대의 사람만큼 자세히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의 생각이나 의견 등에 대해서도 직접 들을 수 없고, 직접 느낄 수 없으며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를 기리는 공간인만큼 그를 이해한 공간이어야 한다. 건축가는 우계 성혼이 남긴 시가 그의 사람됨을 담아내었으리라 생각하고 이를 모티브로 삼아 절제된 형식과 자연과의 적극적 동화를 건축으로 표현해내려 했다. 덧붙여 전통 재료가 아닌 현대적인 건축 재료를 이용해 검소한 우계 성혼의 삶과 그때의 시대를 성찰하던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다.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듯 반복되는 직사각형 안 깊이 우계 성혼의 초상화가 공간의 포인트가 되고 있다. 초상화가 있는 실내 공간으로 통하는 길목에는 진한 색의 보행로가 있고 보행로의 중간에는 콘크리트 외이 있다. 모든 것이 절제된 아름다운 조화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미니멀한 외관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향양리에 있는 기념관으로 지상 1층의 콘크리트 구조를 취한다. 파란 하늘 아래 먹물로 그린 듯 정갈하게 만들어낸 건물의 외관선이 정갈하다. 흰색으로 외관벽을 정돈해 외관선과 깔끔하게 어우러지며 돌담 벽과 매치해 단아하다. 화려해서가 아니라 단아하고 정갈해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외관이다.

보행로와의 접근성

주변 마을의 보행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념관에 다다르게 된다. 조약돌을 둔 듯 정갈하게 정리한 길이 아기자기하다. 사람의 시야 높이를 크게 가로막지 않으며 함께 걷듯 따스한 자태로 길게 벽을 둘러쌌다. 벽 안으로 돌담이 보이며 그 안으로 꼿꼿하게 심어진 나무들과의 전체적인 조화가 인상적이다.

진입로

이제 기념관 내부로 시선을 옮겨보자. 밝은 회색의 벽과 밝은 회색의 보도에 이어 진입로는 짙은 색감의 회색 보도로 시공해 강렬하고 명확한 인상을 만들어냈다. 건물을 둘러싼 벽과 같은 색감의 재질로 기념관 외벽을 마감해 전체적인 통일감을 이뤄냄과 동시에 검소하고 소박한 우계 성혼의 삶을 표현해냈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학문과 후학 교육에 힘썼던 그의 삶만큼 최대한 장식적 요소를 배제하고 단순화시켰으며 진입로에서부터 정원을 모든 사람에게 열어 두었다.

정원

열린 공간으로 설계된 정원이다. 진입로를 통해 입구로 들어서는 동선을 둘러싸는 공간이기도 하다. 화려하게 식물로 채우진 않았다. 대신 잠시나마 편안하게 앉아 우계 성혼이 그러했듯 스스로 삶과 지금 시대를 성찰해볼 수도 있을 법한 여유롭고 한적한 휴식 공간이 되었다.

내부

우계 성혼의 초상화가 바로 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다. 주변을 어둡게 하고 초상화의 뒤에 순백색의 의벽을 달아 조명을 비춰 한 번에 눈에 들어오게 연출했다. 동시에 이는 검소하고 소박했으며 관직에 나아가는 대신 학문과 교육에 힘썼던 우계 성혼의 사상과 인생을 표현하고자 했던 요소이기도 하다. 그 옆으로는 우계의 시를 그림처럼 걸어두었다.

내부 – 2

실내에 들어서서 초상화와 시 구절을 보고 나면 본격적으로 우계 성혼의 업적과 생에 대해 정리해 둔 공간을 둘러보게 된다. 짙은 색의 나무를 연상시키는 가벽을 천장에 달아 공간을 둘러싸듯 중앙에 설치해 안을 둘러볼 수 있게 연출했다. 가벽은 바닥까지 닿지 않으며 바닥에는 가벽의 선을 따라 선적인 조명을 시공해 재미있는 공간감을 연출했다.

저녁

조명이 들어온 기념관의 모습이다. 이 기념관은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화려하지 않다. 미니멀한 디자인을 통해 낮이든 밤이든 정갈하고 단아한 선비의 삶을 표현해보고자 했고, 결과적으론 그런 정갈한 모습이 인상적인 건축물이 되었다.

또 다른 박물관 디자인이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해보자. 마을의 역사를 잃지 않고자 노력한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의 가시리 마을과 건축가가 마음을 합쳐 세운 조랑말 박물관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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